한ㆍ미 공동 연구진이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소(小)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정체를 밝혀냈다. 이에 따라 비만이나 당뇨병, 심혈관질환, 파킨슨병, 암 등을 쉽게 진단ㆍ치료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현우(31) 울산과기대(UNIST) 나노생명공학부 교수는 앨리스 팅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학과 교수와 함께 초미세공간 단백질체 위치를 파악하는 맵핑(mapping) 기술을 이용해 살아 있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내에 495가지 단백질이 존재하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미토콘드리아의 구조ㆍ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비만이나 심혈관질환, 지방간, 심장질환, 당뇨병, 암, 파킨슨병, 노인성 치매 등이 발병한다.
그동안 미토콘드리아를 제대로 분리하기 어려워 이 속에 어떤 단백질이 존재하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기존에는 죽은 세포의 세포질에서 미토콘드리아를 분리하고 바깥쪽 막을 제거한 뒤에 질량분석기를 이용하는 방식을 썼는데, 오염 가능성이 높았다.
이 교수팀은 화학물질을 쓰는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살아 있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안의 단백질을 '페놀래디컬'이라는 물질로 염색해 질량분석기로 분석한 것이다. 페놀래디컬은 반응성이 뛰어나 미토콘드리아 안쪽 막에 있는 단백질에 잘 달라붙는다.
이 교수는 "앞으로 환자의 미토콘드리아 내 단백질을 분석하면 각종 질병을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지난달 31일자에 발표됐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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