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됐다 해저탄광 붕괴 사고로 수장된 한인 피해자들을 기리는 추도비 건립 행사가 가해자 측인 일본 시민단체 주도로 열렸다.
조세이 해저탄광 붕괴사고 71주기 전날인 2일 사고 현장이 있는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니시키와 마을에서 피해자 유족 20여명과 일본인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비 제막식이 거행됐다.
조세이 탄광은 태평양 전쟁 와중인 1942년 일제가 전쟁물자 조달을 위해 무리하게 조업을 하던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해 징용된 조선인 136명 등 총 183명이 수몰된 곳이다.
추도비는 사고 현장에서 약 500m 떨어진 주택가에 세워졌으며 조선인 희생자의 창씨개명 전 한국 이름이 한자로 새겨졌다. 추도비 제막 후 추도 제사와 집회, 사고를 묘사한 연극 공연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 주도했다. 조세이 사고 모임은 93년부터 매년 2월 초 자체 모금한 돈으로 유족을 사고 현장에 초청해 추도 행사를 개최해 왔다.
이 단체의 오바타 다이사쿠 사무국장은 "유족의 뜻을 받들어 추도비를 세웠다"며 "일본이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신형근 히로시마 주재 한국 총영사는 "일본 정부에 희생자 유골 발굴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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