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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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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입력
2013.02.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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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따르면 '실버 라이닝(Silver Lining)'은 구름의 흰 가장자리, 즉 불행 속의 한 가닥 빛나는 희망이란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제목처럼 영화는 어두운 구름 너머 한줄기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주제로 한다.

사랑에 아파했던 이라면 '사랑은 미친 짓'이란 말에 쉽게 수긍할 것이다. 이 영화는 미친 사랑이 아니라 '미친'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팻(브래들리 쿠퍼 분)은 8개월 동안 정신병원에 갇혔다 이제 막 나온 남자다.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 순간 감정이 폭발해 미쳤다. 그는 직장도 잃고 아내 접근 금지명령이 내려졌다. 그는 구름 저편의 환한 세상을 향해 '높이, 더 높이'를 주문처럼 외워가며 아내와 잃었던 인생을 되찾으려 노력 하지만 아직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통제하지 못한다.

친구의 집에 초대받은 팻은 친구 아내의 여동생인 티파니(제니퍼 로렌스)를 만나게 된다. 티파니는 남편을 잃은 슬픔을 잊기 위해 직장 동료 11명과 관계를 맺었다가 해고된 여인이다. 가슴 속 사랑의 상처를 묻고 있던 두 남녀는 첫 대면부터 서로 묘한 끌림을 느낀다.

노골적으로 들이대기 시작한 티파니는 팻에게 접근이 금지된 아내에게 편지를 전해줄 테니 댄스경연에 함께 나가자고 제안을 한다. 팻의 동의하에 그들의 댄스 연습이 시작된다. 시도 때도 없이 정신이 붕괴되던 이들 남녀는 댄스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그들의 춤사위는 때론 달콤하고 때론 격정적이다. 서로를 부여잡거나 정신 놓은 듯 마구 흔들어대는 춤은 스스로 또 서로를 치유해가는 힐링댄스다.

영화는 비정상의 범주를 두 주인공의 '미친 사랑'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그들을 둘러싼 환경도 비정상투성이다. 팻의 아버지(로버트 드니로)는 아들과 함께 미식축구를 봐야 이긴다는 징크스 등에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겉으론 행복해 보이는 친구나 형, 팻의 정신과 주치의 모두 강박을 안고 살고 있는 존재들이다.

비정상의 두 남녀가 서로에 대해 에두르지 않고 직설적으로 쏟아내는 애정의 표현들은 그 어떤 사랑의 미사여구보다도 유쾌하고 로맨틱하게 느껴진다. 강박을 강요하는 현대사회에 지친 모두에게 달콤한 위안을 선물한다.

제니퍼 로렌스는 이 영화로 지난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ㆍ조연상 등 8개 부문이 후보에 올라있다. 14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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