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마약 밀매 한국인 종신형

필리핀 마닐라에서 엑스터시 10정을 팔다 체포된 한국인에게 종신형이 선고돼 교민사회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마닐라 지방법원은 신종마약을 밀매하다 체포된 한국인 김모(53)씨에 대해 마약관계법위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하고 50만페소(1,337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현지 언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씨는 2009년 12월 마닐라 에르미타 시내의 식당에서 마약 구매자로 가장한 필리핀 마약단속청(PDEA) 수사관들에게 신종마약 엑스터시(MDMA) 10정을 팔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씨 측은 PDEA 요원들이 "무리한 수사와 일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재판결과에 불복, 항소했다. 더욱이 김씨는 수사관들이 마약 운반과 판매 등을 입증할 자료 제시 없이 사건을 검찰에 넘겼으며, 수사과정에서도 돈을 요구하고 휴대전화를 빼앗는 등 강압수사를 일삼았다고 호소했다.

필리핀 교민사회도 김씨를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구명운동을 벌였지만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민사회는 2011년 11월 보석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마닐라 주재 한국대사관은 법원이 공정한 재판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반면 PDEA는 "이번 판결이 마약밀매를 강력하게 처벌하려는 사법부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환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