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2억원 이상 가입분에 대한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1일 시중은행 창구마다 6,000억원대의 즉시연금 가입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곳곳에서 매진사태가 벌어졌다.
시중은행과 보험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은행, 저축은행, 증권사 등 33개 방카슈랑스 판매채널을 통해 4,500억원 가량의 '삼성생명 에이스 즉시연금'을 판매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달 5,700억원 어치가 조기 매진된 뒤, 한동안 판매를 중단했던 삼성생명이 이날 2월분 판매를 재개하자 한꺼번에 대기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일부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창구는 영업시작과 동시에 이달 판매한도가 매진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이날 하루에만 1,000억원 가량의 즉시연금을 판매한 한화생명은 올해 더 이상 은행 창구를 통한 즉시연금 판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연초 계획한 즉시연금 판매규모가 이미 달성돼 다음주부터는 방카슈랑스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작년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즉시연금 과열현상이 일자 은행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결국 방카슈랑스로 판매되는 '생보 빅3'의 즉시연금 상품은 이달에는 모두 절판됐고, 앞으로도 삼성생명 상품만 제한적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다만 대다수 생보사들은 보험설계사를 통한 즉시연금 판매는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가입열풍을 감안하면 이 역시 조만간 각 사의 판매한도를 넘어 절판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억원 이상에만 비과세 혜택이 폐지되는 만큼 중산층 수준 가입자에 대한 과세 가능성은 높지 않은데도 유행에 휩쓸려 가입했다가 목돈이 장기간 묶이는 부작용을 간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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