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상 수상작가이자 독일 유명 아동문학작가인 뇌스틀링거가 만들어낸 너구리 다니는 착한 심성을 가진 장난꾸러기다. 다니의 좌충우돌 일상을 따라 웃음이 나는 에피소드 네 편이 이어진다. 모두 따뜻하고 착한 마음씨가 돋보이는 이야기들이다.
다니는 땅딸막하고 굼뜬 자신을 놀려먹는 토끼 ?스를 혼내주기로 마음 먹고 ?스가 자주 당근을 훔쳐내는 두더지의 지하 창고에 가둬버릴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아뿔싸. 예상대로 창고에 가두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 ?스는 다리를 다쳐 엉엉 운다. 다니는 할 수 없이 다친 ?스를 데리고 낑낑대며 탈출을 시도한다. 다니는 아빠 조끼를 풀어 만든 귀한 빨간 모자를 새들이 나무 위로 가져가 알을 낳자 이내 포기하고 선물로 주는 등 마음 씀씀이도 예쁘다.
엄마에게 줄 생일 선물로 예쁜 꽃다발을 만들기 위해 농부의 집에 꽃을 꺾으러 가서도 한바탕 소동만 일으키고 줄행랑을 치게 되지만 농부의 집에서 만난 비둘기가 꽃을 물고와 엄마에게 뿌려주는 이야기, 괴물이 산다는 소문이 도는 숲을 가로질러 친구를 만나러 가야만 하는 다니가 마침내 무시무시한 숲을 지나 진짜 영웅이 된다는 이야기 등은 아이들의 구미에 딱 맞다.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는 중간 중간 삽화를 첨부해 저학년 아이들도 지루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게 했다. 특별할 것 없는 숲 속에 사는 착한 너구리의 일상이지만 행복한 결말을 이끄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마법처럼 동심을 일깨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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