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에 적발된 선수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빠져나가려 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전면 부인이다. 지금까지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받아온 스타급 선수들은 명예가 땅끝까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해 일단 피하고 봤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홈런(762개) 기록 보유자인 배리 본즈(미국)는 여전히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하며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금지약물 복용 혐의를 받고 있는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미국)도 변호사를 선임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이클 황제' 랜드 암스트롱(미국)도 금지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다가 최근 자백했다.
금지약물을 복용한 증거가 나오면 다음 단계는 "억울하다"는 카드를 꺼내 든다. 복용하고 있는 약에 금지약물이 포함된 줄 전혀 모르고 사용했다는 것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메이저 3승을 포함 34승을 거둔 비제이 싱(피지)은 31일 "내가 녹용 스프레이를 사용했을 때만 해도 투어가 금지한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처음 제품을 받았을 때 함유 성분을 점검했지만 그런 부분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지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말을 듣고 무척 충격을 받았으며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PGA 투어와 긴밀히 연락하고 있으며 모든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면서 고의로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7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로 적발된 리키 거톰슨(전 소프트뱅크)은 약물 사용 흔적을 지우는 피나스테로이드가 검출돼 퇴출됐다. 그는 도핑에 적발된 뒤에도 "2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발모제에 의한 양성 반응이다. 구단 트레이너에게 발모제 사용을 신고한 뒤 썼을 뿐이다. 금지약물이라는 인식은 없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물론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들 중 억울한 경우도 있다. 감기약과 한약을 복용한 것이 도핑에 적발되는 일도 발생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징계를 피할 방법은 없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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