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속담이 있다. 막판으로 접어 들며 치열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을 펼쳐야 할 프로농구 중위권 팀들이 새겨볼 만 하다.
2012~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행 막차 티켓 확보전은 전에 없이 치열할 전망이다. 김동광 삼성 감독은 "상대 전적마저 똑 같아 득실을 따져야 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을 정도다.
1승이 절실하다. 특히 승차 없이 나란히 공동 5위에 올라 있는 KT와 오리온스, 동부(이상 16승 19패)는 매 경기 결승전이라는 심정으로 치러야 한다.
승률 관리를 위해서는 '이겨야 하는 팀'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순위 싸움에서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프로농구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버린 팀은 KCC가 유일하다. 애초에 올 시즌 6강행을 바라보지도 않았을 정도다. 팀 재건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의미로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7승29패, 2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승률이다.
그러나 현재의 KCC는 시즌 초ㆍ중반 '승리 자판기'에 비유될 정도였던 당시와 비교해 전력이 크게 업그레이드 됐다. 만만히 보다가 큰 코 다친다. KT는 지난달 24일 전주원정에서 KCC에 67-81로 대패했다. 박경상(180㎝)이 28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박경상은 30일 오리온스전에서도 패배(73-87)로 빛이 바랬지만 21점이나 넣었다. 양팀 통틀어 '토종' 가운데 최다 득점이었다.
SK에서 영입한 김효범(191㎝)도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1일 강병현(193㎝)이 전역하면 외곽포의 짜임새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외곽 슛은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상대로서는 막아낼 재간이 없다. KCC가 '도깨비 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LG는 지난달 29일 '골 밑의 대들보' 로드 벤슨(207㎝)을 모비스에 넘기는 대신 커티스 위더스(197㎝)와 향후 3년간의 신인 드래프트 가운데 택일해 1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LG는 여전히 6강행이 시야에 있다. 이런 가운데 벤슨을 모비스에 넘긴 것은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사실상 '올 시즌은 포기해도 좋다'는 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LG를 만만히 보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음이 30일 확인됐다. LG는 2위 모비스를 따라잡기 위해 갈 길 바쁜 전자랜드를 홈 코트에서 86-77로 꺾었다. 심리적 부담을 덜고 경기에 임했을 때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 LG의 남은 시즌이 여기에 해당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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