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영업정지가 종료된 LG유플러스가 24일간의 영업중단 기간 동안 14만명의 가입자를 경쟁사에 빼앗긴 것으로 드러났다. 31일부터는 SK텔레콤가 영업정지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공격과 수비'가 바뀐 이동통신사간 또 한차례 대대적인 가입자 대이동이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7일 시작돼 이날 끝난 영업정지기간 동안 총 16만명의 가입자들이 해지했다. 이 가운데 번호이동 가입자는 총 14만명으로 SK텔레콤으로 8만명, KT로 6만명이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LG유플러스가 예상했던 1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그만큼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가입자 빼앗아오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손발이 묶인 사이 경쟁업체들이 엄청난 보조금을 퍼부었다. 심지어 애플 아이폰5가 11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31일부터는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이 내달 21일까지 영업정지에 들어감에 따라, 또 한차례 번호이동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아오기 위해 절치부심 벼르고 있고, KT도 영업정지(2월22일~3월13일)에 앞서 최대한 가입자를 미리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을 겨냥한 KT와 LG유플러스의 신경전은 'SK텔링크'논란으로 벌써부터 가열되고 있다. SK텔링크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망을 빌려 저가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망업체(MVNO)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영업정지기간 동안 자회사인 SK텔링크의 신규 가입자모집을 적극 지원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에 가입자를 빼앗기는 것 보다 자회사가 가입자를 가져가는 게 낫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번호이동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링크의 가입자가 갑자기 늘어나지 않는 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인가조건에 자회사를 지원할 수 없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며 "경쟁사들의 악의적인 흠집내기"라고 주장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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