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국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일본 유도 여자 국가대표 선수 등이 올림픽 합숙훈련 도중 감독과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실이 드러나 일본 유도계가 발칵 뒤집혔다. 유도계는 이 사실을 알고도 수개월간 쉬쉬해온데다 해당 감독을 솜방망이 처벌하는 데 그쳐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여자 유도 국가대표 선수 15명은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강화합숙훈련 중 소노다 류지(園田隆二) 감독에게서 폭언과 구타를 당했다는 진정서를 지난해 말 일본올림픽위원회(JOC)에 제출했다. ‘여자 대표팀의 폭력과 강압적인 훈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진정서에는 훈련기간 선수들이 소노다 감독에게서 뺨을 맞거나 폭언을 당했으며, 죽도로 구타를 당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 소노다 감독이 부상당한 선수를 경기에 출전하도록 강요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한 선수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맞은 적도 있지만, 감독이 대표선수 선발권을 쥐고 있어 반항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일본 정상급 선수들이 감독을 고발한 것은 이례적이다. JOC는 이 사실을 지난해 9월 파악하고도 소노다 감독에게 시말서를 쓰게 하고 ‘엄중 주의’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소노다 감독은 1993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0㎏급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2008년부터 일본 여자유도 감독을 맡고 있으며, 2016년 올림픽에서도 감독을 맡기로 돼있다.
JOC는 30일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며 소노다 감독직 박탈 등 중징계는 내리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소노다 감독도 “고칠 부분이 있으면 고치겠다”며 감독직을 고수할 것임을 내비쳤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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