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단장이 아버지라면 사단 주임원사는 어머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단장이 아버지라면 사단 주임원사는 어머니"

입력
2013.01.30 12:08
0 0

“쾅, 쾅, 쾅…”

30일 오전 경기 동두천시 미2사단 캠프 케이시에 예포 13발이 발사됐다. 이날 진행된 이ㆍ취임식의 주인공은 사단장이 아니었다. 28년의 군 생활을 접고 은퇴하는 마이클 아이어 주임원사와 새로 부임하는 앤드류 스패노 주임원사였다.

에드워드 카든 미2사단장이 행사를 주관하고, 존 존슨 미8군사령관이 참석해 두 주임원사를 격려ㆍ축하했다. 이ㆍ취임식의 예식 등급과 순서도 사단장 이ㆍ취임식에 준해서 진행됐다. 다른 점은 사단장 행사에 16~18발을 쏘는 것에 비해 3~5발 적게 발사된 예포 수뿐이었다.

사단장 이취임식 행사를 간소하게 치르는 우리 군과 달리 미군이 주임원사 이ㆍ취임식 행사에 예포를 쏘는 등 거창하게 치르는 건 미 육군이 사단장과 주임원사를 동급으로 대우하기 때문이다.

미 육군 주임원사는 단지 선임 부사관이 아니라 오랜 군생활을 바탕으로 현안과 부사관 교육, 병사들의 훈육ㆍ포상 제안 등 전반적인 부분에 사령관에게 조언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군은 1960년대 베트남 전쟁에서 정글 지형의 특성상 통제와 지휘가 분산되자 장교와 병사의 중간 리더가 필요하다고 판단, 부사관들을 주임원사로 임명해 장교 대신 병사를 지휘하며 전투를 수행하게 했다. 이후 많은 지휘관들이 “참모 없이 부대를 지휘할 순 있어도 주임원사 없이 지휘할 수 없다”고 강력히 건의해 주요 보직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미군은 병사 출신인 이들을 병사들의 리더로서 대우해 사단급 주요행사에 사단장, 부사단장의 자리와 나란히 마련하는 등 같은 예우를 한다. 미군 관계자는 “사단장이 아버지라면 사단 주임원사는 어머니와 같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1시간 10분쯤 걸린 행사는 목사기도를 시작으로 예포 발사, 부사관 검 수여식, 카든 미2사단장 축사, 아이어 주임원사 송별사, 스패노 주임원사 취임사의 순으로 진행됐다. 아이어 주임원사의 정복 왼쪽 소매엔 28년의 복무기간을 의미하는 줄 9개가, 오른쪽 소매엔 3년 이상 해외에서 복무했음을 뜻하는 줄 6개가 새겨져 그의 화려한 군 경력을 읽을 수 있었다. 아이어 주임원사는 “부사관 교육체계를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고 실전 전투 경험을 쌓아야 오를 수 있는 주임원사로 은퇴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은퇴하고 고향 휴스턴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며 “2008년 독일에서 이라크로 배치 받았을 때 유럽의 책과 장난감을 가져가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나눠주었을 때 아이들이 기뻐하던 모습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군 생활을 회상했다. 그는 고향에서 가족들과 휴식기간을 가진 뒤 자신의 해외파병 생활을 엮어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