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소기업 60대 대표가 뒤늦게 윤리학 박사학위를 받게 돼 화제다.
주인공은 다음 달 동국대 윤리문화학과 박사학위를 받는 김용주(61)씨. 연매출 50억원 이상으로 치과 기자재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김 대표는 '유학의 오륜에 따른 경영자의 인간관계가 기업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란 주제의 박사학위 논문으로 다음 달 동국대를 졸업한다. 그의 가치관은 단 하나.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윤리적 기업이 자기 이익만 좇는 기업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 최근 종업원 299명 이하의 중소업체 535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김 대표는 "이 결과에서 관계를 중시하는 윤리 경영이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1988년 회사를 설립하고 거래처나 직원을 대할 때는 오로지 이익만 생각했었다고 한다. 경쟁 상대를 넘어뜨리기 위해서 편법을 쓰기도 했다. 회사는 컸지만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저 사람은 자기만 안다'는 주변의 수군거림도 들었다. '수신(修身)'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2010년 2월 동국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치자마자 같은 대학 윤리문화학과의 문을 두드렸다. 배움에서 얻은 깨달음은 곧 실무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7대3으로 나누던 회사와 직원들의 이익을 5대5로 조정했다. 직원이 자기계발을 원하면 연차에 따라 금전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대학원 공부를 하고 싶다는 20년차 직원에게도 1년치 학비 1,000만원을 그냥 줬다. 그러다 보니 회사 매출도 매년 올랐다. 2010년에는 모범 경영을 한 공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상까지 받았다. 김 대표는 "경영자에게 유교적 인성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영자 생각이 바뀌면 기업과 사회 전체가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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