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김용준 총리 후보자 두 아들의 병역ㆍ재산 의혹 등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당초의 신중한 입장과 달리 강공 태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사실상 낙마시킨 데 이어 김 후보마저 주저앉힐 경우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부담스러워했지만 야당 역할을 분명히 해야겠다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28일 김 후보자 자제들의 병역ㆍ재산 문제와 관련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시작 전이라도 솔직히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제기된 의혹들은 박근혜 당선인이 인선 기준으로 제시한 법치·원칙 확립 등과 거리가 멀다"며 "적당히 넘어가고 회피한다면 더 큰 화를 좌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김 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당의 분위기는 주말을 기점으로 '과유불급(過猶不及)'에서 '임전무퇴(臨戰無退)'로 이동 중"이라며 "야당으로서 단단히 벼르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성호 대변인도 "아들들의 병역 기피 의혹을 보면 이회창 전 한나라당 후보가 오버랩된다"고 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전병헌 민병두 이춘석 홍종학 최민희 의원 등 전투력을 가진 인사들을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으로 배치했다. 간사인 민병두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김 후보자가 1970년대 부장판사 시절 여러 군데서 땅을 매입한 것과 80년대 후반 대법관 시절 서울 등에 땅을 사둔 것은 투기 의혹이 상당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여러 의혹 중 경기 안성 임야나 서초동 주택 매입과 관련된 부동산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김 후보자 모친이 손자를 위해 주택을 샀다면 증여세를 낸 기록을 확보해야 하는데 30~40년 전 일이어서 국세청에 남아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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