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일본 중앙은행 총재로 유력시되는 다케나카 헤이조(사진) 게이오대 교수가 “엔화 가치는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 적정 엔ㆍ달러환율은 95엔선이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오랜 경제자문이기도 한 다케나카 교수는 27일(현지시간) 폐막한 제43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미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통해 “최근 엔화 약세는 지나친 엔고가 시정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엔화는 지난 5~6년 동안 달러화에 40%, 한국 원화에 50% 상승했다가 최근 들어 달러화와 원화에 대해 각각 15%, 20% 하락했다.
다케나카 교수는 일본 정부가 엔화를 약세로 유도하고자 통화 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최근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 완화 조치는 엔화 하락을 부추기려는 의도에서가 아니라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적절한 엔ㆍ달러 환율은 95엔 선이 바람직하다”고 구체적 환율수준까지 언급했다.
다케나카 교수는 BOJ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정함으로써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비롯한 다른 여러 나라의 통화 정책과 보조를 맞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먼저 시장에서 일본 국채를 사들이는 방안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 방법이 충분치 않을 경우 해외채 매입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케나카 교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시절인 지난 2001년 경제재정담당 장관과 금융담당 장관을 거쳐 2007년 총무장관을 지냈으며, 4월 임기가 끝나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의 뒤를 이어 차기 BOJ 총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아베 총리의 측근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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