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논란을 거듭하면서 올해 6번째 타당성 검사를 앞두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사업(KFX) 추진을 놓고 핵심 국책연구기관들이 상반된 입장을 밝히며 또 다시 충돌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KFX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방연구원(KIDA)은 각각 ‘국내 개발 추진이 타당하다’는 의견과 ‘해외에서 구매하거나 개조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명 ‘보라매 사업’으로 불리는 KFX사업은 F-4, F-5 등 공군 노후 전투기를 2020년부터 대체할 전투기를 국내 연구개발하려는 사업이다. 2001년 첫 구상이 발표된 후 지연되다 올해 타당성 검사를 실시해 사업 향방이 갈릴 예정이다.
ADD 이대열 항공체계개발단장은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 해외 구매보다 단가가 낮고 운용유지비가 적게 들어 경제성이 있다”며 “능동주사배열방식(AESA) 레이더 등 핵심기술을 87%까지 확보해 전투기의 국산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비용 6조원, 양산비용 8조원, 운영유비지 9조원(30년 기준) 등 총 23조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양산 단가가 60억~90억달러 정도면 208~676대를 수출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놓았다.
공군 역시 개조 및 개발이 쉽고, 신속한 군수지원이 가능하다는 등의 이유로 자체 개발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고성능급은 외제를 수입해도 중간급은 우리 것을 쓰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KIDA의 이주형 박사는 “개발 비용이 10조원 이상 들 것으로 보여 직구매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지고, 핵심 장비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가능성도 매우 낮다”며 국내 개발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내 주도 개발 경험과 기술이 부족해 실패할 위험이 크다”며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16이나 보잉사의 F18을 개조개발을 제안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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