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약속하면 여러분이 책임져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5일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업무보고에서 대선 공약 이행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인수위가 26일 공개했다. 25일에 이어 27일 경제2분과 업무보고에도 참석한 박 당선인은 이틀 내내 약 두 시간씩 자리를 지키며 경제 공약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한 뒤 실천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면 공약하지도 않았을 것""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고민해서 만든 공약이므로 빨리 입법하라" 등의 말을 수 차례 언급했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공약 수정론에 제동을 건 것이다.
박 당선인은 27일 "정책과 예산을 반영하는 게 끝이 아니라 제대로 실행되는가와 현장의 불만은 없는가를 계속 챙겨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분만실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그는"분만실에서 나온 의사에게 남편이'이제 고생이 다 끝났습니까'라고 묻자 의사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더라"면서 "아기를 낳는 게 전부가 아니라 어떻게 잘 키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현장에서 국민을 만나 직접 들은 애로사항들을 일일이 소개하면서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27일 "국민의 사정이 전부 다른데 똑 같은 옷을 만들어 놓고 키가 큰 사람이나 작은 사람이나 다 입으라고 하면 어떻게 입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인수위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감기가 걸렸을 때 얼마 지나서 낫겠다는 희망이 있어야 버티지, 일생을 콧물 흘리고 삭신이 쑤시면서 살아야 한다면 너무 고통스러워서 쓰러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 집중 육성을 약속하면서 "경제민주화 따로, 성장 따로 이게 아니라 둘 다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인수위가 박 당선인의 비공개 발언을 이례적으로 상세하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인수위는 비공개로 진행된 25일과 27일 업무보고 때 박 당선인이 한 발언을 거의 대부분 공개했다. 인수위가 배포한 박 당선인의 25일 발언 자료는 200자 원고지로 약 70장 분량에 달했다. 이에 대해 "그동안 알맹이 없는 브리핑을 해 빈축을 산 인수위가 브리핑 스타일을 바꾼 것""박 당선인이 자신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공개해 국정운영 지침으로 삼으려 한 것" 등의 해석이 나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