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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호주오픈 사상 첫 3연패 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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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호주오픈 사상 첫 3연패 등정

입력
2013.01.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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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26ㆍ세르비아ㆍ랭킹1위)가 지난해 런던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앤디 머레이(26ㆍ영국ㆍ3위)를 맞아 세트스코어 3-1(6-7 7-6 6-3 6-2) 역전승을 거두고 2013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정상에 다시 섰다.

2011년, 2012년 챔피언 조코비치는 이로써 1968년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한 오픈시대 이후 45년 만에 처음으로 이 대회 남자단식 3연패를 차지하는 새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통산 메이저 우승컵 7개째를 챙긴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21연승을 이어갈 정도로 인연이 깊다. 2008년 첫 메이저 챔피언도 이 대회에서 달성했다. 따라서 이번이 자신의 4번째 호주오픈 정상 정복이다. 조코비치는 또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머레이에게 챔피언 트로피를 내준 빚을 깨끗이 되갚았다. 상대전적도 11승7패로 벌렸다.

27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은 188cm 같은 키에 동갑내기 양웅(兩雄)의 대결답게 첫 세트부터 양보 없는 난타전이 이어졌다.

2시간13분이 걸린 1,2세트에서 이들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한 게임도 잃지 않고 타이브레이크로 승부를 끌고 갔다. 1세트는 머레이가 웃었지만 2세트는 조코비치의 몫이었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조코비치가 게임스코어 4-3으로 앞선 가운데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따내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경기시작 2시간51분만에 나온 첫 서브 브레이크. 조코비치의 탄력 넘치는 승부샷이 라인을 타고 흐르면서 머레이의 사정권을 벗어났다.

6-3으로 세트를 마무리한 조코비치는 4세트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머레이의 두 번째 서브게임을 따내며 2-1로 승기를 잡은 것. 반면 머레이는 4시간이 걸린 로저 페더러(32ㆍ스위스ㆍ2위)와의 준결승에서 쏟아 부은 체력에 문제가 있는 듯 인상을 찌푸리는 장면이 자주 잡혔다. 조코비치는 머레이의 3번째 게임마저 따내 4-1로 확실한 우위를 지킨 뒤 3시간40분만에 6-2 챔피언 포인트를 코트에 작렬시켰다.

세트스코어는 3-1이지만 경기내용은 비슷했다. 다만 조코비치가 두번째 서브 스피드를 155km로 끌어올린 반면 머레이는 133km에 그쳐 소심함을 내비쳤다. 네트플레이에서도 조코비치가 41번의 공격 중 35번을 성공시켜 적중률 85%를 보였지만 머레이는 15번중 9번만 성공(60%)시켰다. 머레이의 패인은 역시 브레이크포인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었다. 머레이는 4차례 브레이크 포인트기회를 맞았지만 단 1개도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11차례 기회 중 3번을 자신의 포인트로 가져갔다.

한편 전날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선 ‘아시아의 딸’ 리나(31ㆍ중국ㆍ6위)가 발목부상 불운으로 빅토리아 아자렌카(24ㆍ벨라루스ㆍ1위)에 1-2(6-4 4-6 3-6)로 역전패해 우승컵을 내줬다.

리나는 첫 서브게임을 빼앗겼지만 곧바로 상대의 서브게임을 잇따라 따내는 등 1세트를 6-4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불운은 2세트에 찾아왔다. 리나가 게임스코어 1-3으로 뒤진 가운데 아자렌카의 고공 백핸드 발리 볼을 넘기는 과정에서 역동작에 걸려 왼쪽 발목을 접질린 것. 리나는 4-6으로 세트를 내준 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리나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리나는 3세트에서 게임 스코어 2-1로 앞섰지만 다시 한번 백핸드 공격을 받아내는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리며 넘어졌다. 이번에는 머리까지 코트에 부딪쳐 약 10분간 메디컬 타임아웃을 신청해야 했다. 리나는 다시 코트로 돌아왔지만 ‘뇌진탕’ 때문인지 범실이 많아졌고 결국 우승컵을 아자렌카에 내주고 말았다. 실제 리나는 공격 성공이 36-18로 2배 많았지만 범실 역시 57-28로 상대보다 두 배 이상 쏟아냈다.

리나는 하지만 기자회견 내내 웃음과 유머를 잊지 않고 “지난해 샤라포바와 2011년 나 역시 호주오픈에서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어진 프랑스오픈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올해에도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나는 이어 “불과 2주전 까지만 해도 코치를 비롯한 ‘나의 팀’이 싫었다. 그들이 나에게 엄청난 훈련을 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감사하다. 나는 불평을 그만두고 계속 훈련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코치 카를로스 로드리게스(49ㆍ아르헨티나)도 중국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에 “올시즌 리나의 출발이 좋다”며 “하지만 메이저우승컵을 손에 넣고 랭킹 3위내 진입한 뒤, 10, 11월쯤 ‘리나가 정말 좋은 시즌을 보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차이나데일리는 ‘리나의 파이팅 넘치는 불꽃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제하에 기사에서 리나가 챔피언 결정전에서 발목부상으로 무너졌지만 그가 보여준 투혼은 계량할 수 없는 존경심을 이끌어 냈다고 보도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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