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 바벨탑은 상상력 속에만 존재하는 것일까. 고대 7대 불가사의로 알려진 바빌론 제국의 공중정원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EBS가 28~31일 일 밤 9시 50분에 방송하는 3D 입체 다큐멘터리 '위대한 바빌론'은 이들 질문에 대한 생생한 해답을 제시한다.
기원전 458년 바빌론을 여행한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90m인 8층짜리 바벨탑이 존재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고고학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채 문학과 회화 속에서만 전해질 뿐이다. 1897년 독일 고고학자 로베르트 콜데바이가 이라크 남쪽 바빌론 지역에서 거대한 유적을 발굴해냈지만 이 터가 바벨탑 터라는 명확한 고고학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원전 600년경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바벨탑 비석'이 세상에 나타나면서 바벨탑 연구는 새 국면을 맞는다. 이 비석에는 쐐기문자로 '바벨의 지구라트(탑)'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고고학적 자료에 '바벨'이란 이름의 탑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다. 놀랍게도 비석에는 바벨탑의 평면도, 입면도가 그려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바빌론 문명과 바벨탑의 건설자 느브가넷살의 모습도 조각으로 선명하게 살아 있었다.
제작진은 수집한 자료와 고고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바벨탑을 입체로 복원해냈다. 또 현재까지 남아있는 지구라트를 분석해 바벨탑의 건축방법, 디자인, 색상을 재현하고 페르시아와의 전쟁 과정에서 어떻게 사라졌는지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했다. 고대 바빌론 시티, 왕궁, 공중정원 등도 다시 살려냈다. 이 다큐멘터리는 3D로 제작됐지만 EBS는 아직 방송 관련 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2D로 방송한다. 3D 방송은 하반기 중 가능할 전망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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