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관리공단은 27일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26마리가 지난 12월부터 동면에 들어가 1월 중순 이후 모두 동면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곰의 동면상태는 반달가슴곰에 부착한 추적장치의 신호음을 분석한 뒤, 움직임이 적어진 곰의 행선지를 직접 조사하는 방식으로 확인한다. 공단관계자는 "지난해 12월초부터 시작된 강추위와 적설로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져 2011년보다 전체적으로 1~2주 가량 빨라졌다"고 밝혔다.
한편 공단이 지난 3년간 반달가슴곰들이 겨울잠을 잔 장소 24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인 12곳이 바위굴이었다. 고목에 난 구멍이나 나뭇가지가 부러져 썩어들어간 공간인 나무굴은 10곳이었다. 반달곰들이 직접 만든 잠자리인 '탱이'도 2곳 발견됐다. 탱이는 경사가 가파른 곳의 큰 나무 아래나 암벽 주변에 흙을 살짝 긁어내고 나무줄기와 잎을 둥글게 말아 채워 넣어 만든 잠자리다. 반달곰들이 바위굴을 선호하는 이유는 몸집이 커지면 들어가 잘 만한 나무굴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조사기간 중 새끼를 낳은 암컷 다섯 마리가 모두 출산장소로 바위굴을 택했다. 반달곰은 추위가 풀리는 3월 하순에서 4월 중순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계속 잔다. 그러나 가수면 상태여서 인기척을 느끼면 잠자리를 바꿀 수도 있다.
공단 관계자는 "반달곰은 동면장소를 옮기다가 과도한 에너지 소모로 탈진할 수도 있다"며 "산행객은 샛길 출입을 자제하고 큰 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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