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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녀의 죽음은 미스터리… 30여년 전 그 요트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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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녀의 죽음은 미스터리… 30여년 전 그 요트에선 무슨 일이

입력
2013.01.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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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5살 나이에 영화 ‘해피랜드’로 데뷔한 러시아계 미국인 나탈리 우드는 55년 제임스 딘과 출연한 ‘이유없는 반항’으로 스타가 됐다. 고운 피부와 청순한 외모는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초원의 빛’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와 여우조연상 후보에만 3차례 올랐다. 그리고 TV 드라마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통해 79년 골든글로브 최우수 여자연기상을 수상하며 최고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러던 그가 81년 11월 43세의 젊은 나이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우드가 남편 로버트 와그너, 동료 배우 크리스토퍼 월켄과 함께 추수감사절 휴가를 즐기기 위해 캘리포니아 카탈리나 섬에서 요트를 타다 실족, 바다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며 사고사로 처리했다.

사건 증거확보에 실패한 경찰이 유일하게 현장을 재구성할 수 있는 실마리는 요트에 함께 있던 사람들의 증언뿐이었다. 하지만 이들도 우드의 마지막 모습을 정확히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우드 사망사건 재수사는 우드가 사망한 지 30년 만인 2011년 그 동안 기밀로 분류됐던 당시 검시관들의 우드에 대한 부검 자료가 공개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사건이 발생했던 요트 스플렌더호의 당시 선장이던 데니스 데이번이 우드의 전기를 펴내면서 당시 뒷이야기가 세상에 공개된 것도 한 몫 했다. 우드가 배 위에서 남편 와그너와 심하게 다툰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편에 의한 살해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부검 자료에는 우드의 시신에 있던 20여개의 멍과 상처들이 물에 빠지기 전 생긴 것으로 보고돼 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청 수사대는 결국 2011년 11월 재수사를 결정했다. 수사대는 재수사 시작과 함께 사고 장소인 캘리포니아 카탈리나 섬 인근 해변과 요트 스플렌더호를 정밀 재조사했다. 또 우드의 전기를 통해 와그너를 우드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한 선장 데이번과 우드의 동생인 마티 룰리를 집중 면담했다.

수사대는 이어 재수사 중간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8월 우드의 새로운 사망증명서를 발급했다. 과거에는 직접적인 사망원인을 단순 실족에 따른 익사로 처리했지만, 새로운 사망증명서에는 사인을 익사로 처리한 것 이외에 우드가 물에 빠지게 된 상황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추가됐다. 당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우드의 사망 원인이 사고사에서 원인불명으로 31년 만에 수정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와그너는 수사대의 재수사에 유독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BBC방송은 와그너가 수사대의 면담 요구를 수 차례 거부하고 있다고 19일 전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수사대는 와그너에게 우드가 실종된 후 요트에 있던 사람들이 해안경비대에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4시간이나 걸린 점과 우드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던 부분 등에 대해 집중 면담을 요구한 상태다. 선장 데이번은 우드의 실종사실을 알고 즉시 경찰에 연락하려 했으나, 와그너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찰에 연락하지 못하도록 했고 자신은 그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와그너는 수사대의 면담요청에 간간히 서면을 통해서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수사대에 보낸 서면을 통해 “우드의 사망과 관련해 명백한 정보가 새롭게 제시된다면 이에 대해 논의하겠다”면서도 “우드의 사망 30주년을 맞아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는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자신을 우드의 살해 용의자로 보는 이들과 점차 자신에게 조사를 집중하고 있는 수사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미국 폭스뉴스는 18일 “와그너가 앞으로도 수사대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와그너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경우 수사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며 “30년 전보다 매우 발전한 과학수사를 통해 우드의 사인을 찾는 방식으로 수사방향이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수사 결과 와그너가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더라도 와그너와 우드 지인들의 증언만으로는 법정에서 와그너의 범죄사실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확실한 증거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 한 당대 최고 여배우의 의문사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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