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58) 한라그룹 회장이 한국 아이스하키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2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제 22대 회장으로 정 회장을 선출했다. 전임 박갑철 회장과의 경선이 벌어진 가운데 8명이 대의원 중 5명이 정 회장을, 2명이 박 전 회장을 지지했고 1표는 무효 처리됐다.
정 회장은 “큰일을 맡게 돼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혼신의 노력을 다해 성과를 내겠다.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 한국 아이스하키를 만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신임 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의 지상 과제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본선 출전을 확정하는 것이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최고 흥행 종목이지만 개최국에 자동 출전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우선이지만 국제 대회 유치 등 외교적인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은 지난 해 방한해“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세계 랭킹이 18위 이내에 들 경우 개최국 자동출전권을 부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28위에 머무르고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아이스하키협회의 당면 과제는 오는 4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IIHF 디비전 1 A그룹(2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의 생존이다. 국가간의 실력 차가 큰 아이스하키의 세계선수권은 그룹 별로 치러지며 승강제가 적용된다. 한국은 지난해 디비전 1 B그룹(3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해 디비전 1 A그룹으로 올라왔다. 카자흐스탄, 일본, 영국, 헝가리, 이탈리아와 맞붙는다. 한국이 만만히 볼 수 있는 팀이 하나도 없다.
지난해 11월 군에 입대한 김기성, 박우상(이상 28), 김원중(29), 이용준(27) 등 대표팀 주력 자원의 경기력을 유지ㆍ발전 시키는 것이 새로 구성될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집행부의 선결 과제다.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한 외국인 지도자 수혈과 귀화 선수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일본, 중국과의 연합리그인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세계 최고 수준까지는 갈 길이 멀다. 2016년에 톱 디비전으로 승격하고 2017년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오른 후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것이 한국 아이스하키의 목표다. 장기적인 선수 육성과 투자도 필요하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선수 귀화 등 단기간에 효험을 볼 수 있는 ‘긴급 처방’이 고려될 수 있는 이유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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