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강남일)는 24일 송재빈(45) 전 타이거풀스 대표에 대해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씨는 고 김윤환 전 신한국당 대표의 사위로 2001년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정ㆍ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정치권 및 재벌 인사와 친분이 깊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검찰은 송씨가 김모(43)씨 등 공범들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업체 싸이더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 위해 2007년 11월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운 혐의를 포착, 지난 22일 체포했다.
김씨는 3년6개월 동안 도피하다 지난해 5월 자수해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달 징역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검찰은 주가 조작 당시 싸이더스 대표였던 송씨를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지난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지만, 김씨 등 공범들이 송씨 연루를 부인함에 따라 별다른 단서를 잡지 못했다. 김씨는 그러나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하고도 실형을 선고받은데다, 송씨에게 함구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검찰에 송씨 연루 의혹을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 결과 김씨는 윤모씨 등 공범 3명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호텔 객실을 얻어 2007년 11월 1주일 동안 202차례에 걸쳐 7만5,660주의 통정매매(사전 담합 거래)를 하고 756회에 걸쳐 고가매수 주문을 내는 등 방법으로 주가를 2,090원에서 2,690원까지 끌어올린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은 주범으로 알려진 김씨의 배후에 송씨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싸이더스는 스코포스디앤알 등으로 몇 차례 개명하다 2009년 상장폐지됐다.
송씨는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을 사기 혐의로 고소해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송씨는 담 회장이 2003년 경영정상화와 채무변제 등을 이유로 타이거풀스 대주주인 자신을 속이고 수백억원대 주식 등을 가로챘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담 회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오리온그룹은 2003년 송씨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현재까지 온라인 복권인 스포츠토토 사업을 해오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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