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이 유행하면 아이가 열만 나도 독감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초기 증상은 독감과 비슷해도 독감이 아닌 경우도 많다. 병원에 데려가기 전 아이의 증상을 세심하게 관찰해야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아이가 열이 나면서 유독 밥 먹기를 싫어하면 목이 아파서일 수 있다. 흔히 목감기라고 얘기하는 급성편도염이나 급성인두염이다. 편도염은 염증이 목 안쪽과 코 뒷부분에 있는 편도에 집중돼 있고, 인두염은 편도 주변에 주로 생긴다. 둘이 함께 걸리는 경우가 많다. 편도염에 걸리면 음식이나 침을 삼킬 때 목이 몹시 아프다. 심한 경우엔 귀를 찌르는 듯한 통증까지 느끼기도 한다. 이때 목을 들여다보면 보통 때 편도보다 빨갛게 부어 있으면서 흰 점이 군데군데 보인다. 38~40도에 이르는 고열과 함께 기침, 가래,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천병준 교수는 "해열제와 기침약, 가래를 묽게 하는 약, 항생제 등으로 치료하면 대개 4~6일 만에 좋아진다"며 "그러나 염증이 확대되면서 고름이 생기면 편도 주위를 절개해 고름을 빼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성기관인 후두에 염증이 생겨도 높은 열이 난다. 염증 때문에 후두가 좁아지고 가까이 있는 성대 부위까지 붓기 때문에 목이 쉬고 컹컹거리는 마른 기침 소리가 나는 게 특징이다. 후두가 너무 많이 부어 숨 쉬기가 곤란해지면 서둘러 응급실로 가야 한다.
열과 함께 구토가 심하면 겨울철 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 두통이 심해 아이가 칭얼대거나 활동이 줄어들 수 있고, 설사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현 교수는 "겨울철 장염의 또 다른 원인인 로타바이러스 감염과 비교해 구토와 두통은 심하고 고열과 설사 증상은 약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탈수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을 자주 먹이고 필요하면 수액을 맞히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 3~7일 지나면 자연히 낫는다.
흔하진 않지만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가와사키병도 고열과 기침 등 초기 증상이 독감과 비슷하다. 사람에 따라 설사와 복통, 두통, 소화장애도 나타난다. ▦해열제를 먹어도 5일 이상 39도 이상의 고열이 잘 떨어지지 않고 ▦양쪽 눈이 충혈되거나 ▦입술이 빨개지고 혀가 딸기처럼 오돌도돌하게 붉어지거나 ▦온몸 피부에 발진이 돋거나 ▦목에 혹처럼 볼록한 게 솟는 등의 5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가와사키병을 의심할 수 있다. 가와사키병으로 진단되면 염증을 억제해주는 면역글로불린으로 치료해야 한다.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손창성 교수는 "방치하면 혈관이 굵어지거나 막히면서 심장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어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