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23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 "(특정업무경비를) 그래도 콩나물 사는 데 쓰면 안 되지…"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이 후보자 문제가 거론되자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 참석자는 "이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용처 등에 대한 얘기가 오가는 가운데 황 대표가 그런 말을 했다"며 "이 후보자가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으로 받은 것이나 개인 용도로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의 발언은 이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사용 방식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한 것이어서 여당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하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이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낙마를 벼르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와 맞물려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아직 당론을 정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당 대표가 이 후보자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내비친데다 부정적 견해가 확산되는 당내 분위기를 감안하면 임명동의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친이계 5선 중진인 이재오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서 이 후보자 문제를 염두에 둔 듯 "공금을 사적 용도로 쓰는 것도 부패"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직자는 반부패·청렴을 생활화해야 한다"며 "비록 관례화된 특정경비라 해도 공금을 사금고화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제는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등의 위법적인 사례도 저질러서는 안 되고 지난 일이라도 이해해 달라고 하거나 용서를 받아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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