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외 '특허괴물'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이들로부터 가장 많은 소송을 당한 기업 2, 3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IT시장에 정상에 선 만큼, 특허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허괴물이란 특허권을 사들인 뒤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통해 로열티나 배상을 받아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를 말한다.
23일 미국의 반(反) 특허단체 '패턴트프리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기업 가운데 특허괴물로부터 소송을 가장 많이 당한 기업은 애플로 총 44건이나 피소됐다. 이어 삼성전자가 37건, LG전자가 24건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1년 43건으로 애플과 공동 1위에 올랐던 것에 비하면 다소 줄었지만, LG전자는 29건(12위)에서 건수는 다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위는 껑충 뛰었다.
국내 기업이 타깃이 되는 이유는 주력 수출품목인 IT제품이 외국 상표나 특허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최근 세계 시장에서 한국 휴대폰, 가전 등이 잇따라 선전하자 해외 특허괴물들의 견제 역시 거세지는 상황인데, 지난 2011년 국내기업과 외국기업 간 특허분쟁은 전년 대비 50% 늘어난 279건을 기록했다.
실제로 특허괴물들은 소송을 통해 매년 엄청난 로열티를 받아가고 있다. 세계최대 특허전문기업 인텔렉추얼 벤처스는 무선통신 기술인 3G관련 특허분쟁을 통해 국내 기업으로부터 1조원이 넘는 로열티를 챙겼다. 또 미국의 인터디지털은 2011년 전체 매출의 39.1%인 1억1,808만달러를, 캐나다 모사이드는 총 매출의 50%를 한국기업으로부터 얻었다.
국내 기업들도 특허괴물들의 공세에 맞서, 특허출원을 늘려가고 있다. 2011년 국내 특허출원 건수는 27만9,000건으로 세계 5위 수준을 기록할 정도. 하지만 거액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대형특허'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요기업들에 대한 외국 특허괴물의 공격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원천기술을 적극 개발해 특허비용을 줄이거나 외국 원천기술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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