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브릭시트(Brixitㆍ영국의 EU 탈퇴)의 구체적인 수순까지 공식 언급하면서 재정위기 에 신음하는 EU는 조직와해의 고민까지 안게 됐다.
캐머런은 “EU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내가 속한 보수당이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2017년까지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로 묻겠다”고 밝혔다. 캐머런은 “국민투표 전 영국의 EU 회원국 지위 재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국이 금융정책, 세금제도 등의 분야에서 EU에 요구한 독립적인 통제권을 보장하는 협정 개정이 받아들여지면 국민투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EU 회원국인 영국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는 가입하지 않아 독일 프랑스 등에 비해서는 EU내 입지가 좁다. 그럼에도 EU 주요국이란 이유로 EU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영국 국내에서 EU 탈퇴 여론이 불거졌다. 캐머론은 연설에서 “영국은 절대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캐머런과의 전화통화에서 영국의 EU 탈퇴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BBC방송은 “영국이 EU 내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 정도로 생각했던 EU 탈퇴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며 “유로존 주요국들과 영국의 힘겨루기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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