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소리가 듣는 사람들에게 살아갈 희망을 전해 준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의 눈물이 흐르게 했던 ‘껌팔이 출신 성악가’ 최성봉(23)씨가 올해 늦깎이 대학생이 된다. 경희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에 합격한 것이다.
최씨는 2011년 6월 방송된 모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다섯 살에 고아원의 구타를 피해 도망친 이후 10년 동안 갈 곳 없이 껌을 팔며 전전하던 사연이 전해지면서 단박에 주목받았다. 특히 사연보다 더 애절한 그의 목소리는 큰 감동을 던졌다.
최씨는 2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음악을 사랑하지만 음악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며 “대학에서 음악에 대한 다양한 전공지식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넓은 세상과 만나려는 작은 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방송 출연 이후 주최 측으로부터 초청받아 참가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그릭 극장 공연과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페스트 축제 등 국내외 수십 차례의 공연을 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피곤한 몸을 이끌면서도 공연에 몰두한 건 ‘노래를 사랑해서’라는 당연한 이유 외에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한다. “어린 시절 거리에서 혼자 크면서 늘 사람을 그리워하며 자랐어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 제 목소리를 들려줘야 하기 때문에 지칠 수 없었던 겁니다.”
다음달 대학 입학을 앞둔 최씨가 요즘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하는 일은 강연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복지관, 호스피스 병동 등 그가 목소리로 위로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달려간다. 과거 자신처럼 희망 없이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최씨는 “최근 대전의 보호관찰소를 방문했다”며 “처음엔 시큰둥하던 아이들도 노래와 뮤지컬을 배우면서 웃는 것을 보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희망을 주고 싶어 만난 사람들에게 희망을 얻기도 합니다. 한 백혈병 환자로부터 ‘네 목소리를 듣고 살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많은 용기를 얻었어요.”
한편 최씨는 다음달 경희대 입학식과 학위수여식이 열리는 날 행사장인 평화의 전당 무대에 올라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줄 계획이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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