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프리미어리그(EPL)라고 하지만 검증된 국가대표를 입단 테스트를 위해 보낼 순 없다."
전남 드래곤즈 구단의 입장은 단호했다. 전남은 최근 잉글랜드 EPL 풀럼으로부터 공식 문서를 받았다. 레프트 풀백 윤석영(23ㆍ전남)의 입단 제의서였다.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전남은 기분이 상했다. 결국 유종호 전남 사장은 실무진과 논의 끝에 입단 테스트 제의를 거절했다.
전남의 한 관계자는 "테스트에 통과하면 바이아웃 조항에 충족하는 이적료를 주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기량이 검증된 국가대표 선수에게 입단 테스트 제의는 말이 안 된다"며 격앙된 어조로 선을 그었다.
이적 절차를 위한 공식적인 오퍼가 아니었다. 전남은 "입단 테스트를 받기 위해 영국에 왔다 갔다 하면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채 이적 시장이 마감 될 수 있다"며 풀럼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 같은 구단의 방침은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윤석영에게도 전해졌다.
전남은 윤석영과 같은 구단 유스 출신인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이종호(전남)의 사례를 들어 상황을 보충 설명했다. 구단 관계자는 "윤석영의 경우는 지동원이 아닌 이종호와 비슷하다. 지동원은 상세한 계약 조건이 적힌 공식 오퍼가 왔었다. 하지만 윤석영은 2011년 프랑스 AS낭시로 건너가 테스트를 받은 뒤 소득 없이 돌아왔던 이종호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유럽 구단들이 아프리카를 비롯한 비유럽 출신 선수들에 대해 입단 테스트를 하는 건 흔한 일이다.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단 테스트를 제안한다. 염기훈(경찰청)과 조재진(은퇴)도 입단 테스트를 통해 EPL에 노크한 적이 있다. 2009년 염기훈은 팀의 동의 없이 영국으로 건너가 웨스트브로미치의 입단 테스트에 참가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2008년 당시 자유계약 신분이었던 공격수 조재진도 풀럼의 훈련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
윤석영에게 테스트를 제안한 풀럼은 설기현(인천)이 몸을 담은 적이 있고 런던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다. 올 시즌 20개 팀 중 6승7무10패(승점25)로 리그 14위를 달리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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