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재직시 특정업무경비를 받아 단기성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도 입금해 사용했던 의혹이 22일 제기됐다.
이 후보자가 이날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특정업무경비 계좌와 MMF 계좌 사이의 거래를 인정, 재판업무 수행에 사용해야 하는 특정업무경비를 단기 금융상품 투자에 활용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2008년부터 2012년 9월까지 이 후보자의 B계좌에 특정업무경비가 입금된 직후에 400만원, 500만원, 크게는 3,000만원씩 또 다른 특정 계좌로 수시로 입출금 됐다"며 "이게 MMF에 들어갔다 나온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박홍근 의원은 "이자가 높아 예금자 보호도 안 되는 상품에 이자놀이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MMF 통장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다"면서도 "MMF 계좌에 그 날 받은 게 들어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MMF 거래를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단기투자 등을 한 것은 아니다"며 투자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답변은 국회에 제출한 2개의 은행 계좌 외에 '제3의 계좌' 존재에 대해 부인했다가 뒤늦게 MMF 형태의 '제3의 통장'을 시인한 것이어서 '말바꾸기' 논란도 일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인사청문회를 마무리한 뒤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강력 반대하고 나서 24일 본회의에서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 후보자를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할 수 없다는 의견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청문회 과정에서 결정적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임명동의안 처리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인사청문특위는 23일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열기로 한 전체회의를 여야간 이견조정 등을 위해 24일로 연기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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