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가장 작은 학교에 보내준 설날 선물'
22일 오후 1시 경기 안산시 풍도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 학생 3명의 도내 최소학교다. 이날 풍도분교를 방문한 경기도의회 정보화위원회(위원장 정대운)는 최신 컴퓨터 6대와 각종 도서 500권을 학교와 복지회관에 기증했다. 설날 선물이지만 2월 날씨가 험악해 일정을 앞당겼다.
풍도분교는 자그마한 2층 건물이다. 기존 3대의 PC가 있었지만 인터넷 회선 용량이 떨어지고 사양도 낡아 그 동안 불만이 많았다. 영화 한 편 다운받으려고 해도 하루 종일 걸렸다. 그래서 이날 최신 사양의 컴퓨터 3대가 도착하자 학생들은 반색했다. 설치하자마자 PC에 달려든 3학년 고현민(10)군은 "새 컴퓨터를 설치해줘 너무 고맙다"며"좋아하는 게임을 마음껏 하고 싶다"고 기뻐했다.
이들이 쓰던 3대의 컴퓨터는 올해 개원한 유치원에서 쓰게 된다. 딴 데서 기대할 수도 없는 1인 1PC의 정보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유치원 교육이 도입되면서 유아교육 때문에 섬을 떠나던 부부들이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풍도분교에 도움이 되는 얘기다.
하지만 풍도분교의 앞날은 밝지 않다. 학생 1명만 떠나더라도 교사 2명 중 1명이 전출가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졸업생 장용천(13)군과 파출소장 아빠를 따라 전학할 4학년 조수윤(11)양이 빠질 예정이어서 입학예정자 1명을 감안해도 풍도분교의 1인 교사 체제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나마 유치원생 3명이 있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이 학교 이기주(39)교사는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 이 교사는 "여기 학생들은 매일 30분씩 원어민교사와 1대1 화상통화를 하고 토론식 수업으로 다져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연 탐구학습으로 창의력이 대단합니다"고 자랑했다. 그는 "부모가 다 가지려고 욕심을 내기 보다는 하나를 추구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고 덧붙였다.
어쨌거나 학생들이 외로워하는 것은 고민거리다. 풍도분교의 앞날이 달린 얘기이기도 하다. 졸업생 장윤천 군은 "인천에서 학교를 다니다 누나를 따라 이곳으로 전학 왔는데 솔직히 외로웠다"며 "그럴 때마다 채팅으로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게임을 통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풍도분교에 PC 보급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폐교를 앞둔 시골학교에도 반면교사가 되는 말이다. 경기도의회 정대운 위원장은 "서해 낙도는 복지 사각지대나 다름 없었다"며"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시 풍도=글·사진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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