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게 스마트폰이다. 불과 3~4년전 만해도 스마트폰이 이렇게까지 보편적인 생활기기가 될 것이라고, 또 세상을 이렇게까지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그 다음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대부분 ‘착용하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를 꼽는다.
현재 착용하는 컴퓨터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곳은 구글. 라이벌 애플을 제치고 ‘포스트 스마트폰’시대를 이끌겠다는 야심 찬 계획 아래 구글은 오래 전부터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주도 하에 ‘스마트 안경’개발에 몰두해왔다.
구글 스마트 안경의 정식 명칭은 ‘구글 글래스’이다. 이미 개발을 끝냈으며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는 게 그간 업계의 관측이었는데, 실제 브린이 이 안경을 착용한 모습이 대중에 포착됐다.
21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인 에 따르면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브린이 지난 20일 뉴욕 시내로 가는 지하철에 앉아 있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포착됐다. 뉴욕시민 노아 저킨은 브린의 사진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 중에 한 사람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지하철에 휴대폰 서비스가 되지 않아 실제로 작동해보지 못한 게 아쉽다”는 소감을 트위터에 올렸다.
구글 글래스는 2개의 안경렌즈 가운데 한 쪽에 투명 스크린를 설치, 디스플레이로 사용한다. 한경 다리에 있는 터치패드를 만지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스피커 음량 조절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이나 별도 리모컨을 쓸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 비해 구글 글래스의 가장 큰 장점은 양손이 자유로워진다는 점. 예를 들어 적외선 신호장치를 보내는 반지를 낀 후 손을 움직이면 스마트 안경이 이를 감지해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반지를 끼고 허공에 손짓을 한 번 하면 화면을 움직이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음성인식 및 자동번역 기술을 통해 외국인과의 통역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말소리를 문자로 변환해 청각 장애인도 일반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안경은 실제 공간에 가상의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과 만나면 더욱 빛을 발한다. 박물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면 눈 앞 그림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고, 신문을 보면 기사에 관한 동영상 시청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책에는 싣지 못한 지도, 그림 등 각종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으며, 집을 나서면 가는 길이 내비게이션처럼 눈앞에 그려진다. 눈 앞에 펼쳐지는 방대한 정보는 클라우드와 연결돼 언제든지 주고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이용 가능성 때문에 전세계 IT업체들도 일제히 개발에 뛰어드는 상황. 애플은 이미 지난 2006년 스마트 안경과 유사한 ‘헤드마운티드 디스플레이장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11년 스마트안경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안경을 넘어 의복, 시계, 자동차 등 다양한 장치들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오는 28~2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달 1~2일 뉴욕에서 잇따라 개발자 대회를 열어 ‘구글 글래스’를 첫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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