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단풍으로 유명한 지리산 피아골 계곡인 전남 구례군 내서천에 정부가 댐을 짓기로 발표하자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8일 수자원 확보와 홍수 예방을 위해 섬진강수계인 구례군 내서천에 내서댐을 건설하는 내용의 '댐 건설 장기계획(2012~2021년)'을 확정 발표했다.
내서천은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지리산 반야봉에서 피아골을 거쳐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하천으로 인근에 천년 고찰 연곡사가 있다.
저수용량 2,000만㎥ 규모의 내서댐은 하천 유지와 홍수예방, 여수·광양지역 용수 공급 등 다목적댐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그러나 구례군과 군의회는 정부의 일방적 발표와 농업 피해, 생태계 훼손 등을 이유로 댐 건설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서은식 구례군의회 의원은 "지난해 8월 국토부의 현장 실사 때 군에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으나 지자체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며 "국립공원 지리산에 댐 건설을 추진하는 정부의 행동은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구례군의회는 최근 의원간담회를 갖고 댐 건설 반대를 위해 군청과 지역주민, 시민단체와 뜻을 함께 하기로 결의했다.
시민단체도 생태계 파괴와 주민의 생존 위협을 우려하며 반발 움직임을 강화하고 나섰다. 광양만녹색연합은 최근 성명을 내어 "댐이 건설되면 자연파괴는 불 보듯 뻔하고 수몰된 마을 주민은 생활터전과 역사, 문화까지 모두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수온저하로 농작물 피해는 물론 연중 짙은 안개로 대다수 노약자 주민들의 호흡기, 신경계, 근골격계 질환이 늘어 건강은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섬진강수계는 다목적댐인 섬진강댐과 주암댐, 보성댐, 동복댐, 수어댐 등이 용수와 저류기능, 인근 지역에 물 공급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하류지역은 하천의 물이 부족해 폐해가 잇따르고 있다.
녹색연합은 "섬진강 하류지역인 광양·하동권은 하천유지용수 부족으로 강 하류의 바다화로 인한 염해 피해와 생태계 변형, 농작물의 생육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댐 용수 계획에 연계돼 조성된 산업단지는 공업용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새로운 댐 건설을 부추기는 여론호도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녹색연합 이동원 사무국장은 "섬진강수계에 이미 만들어진 댐은 수계권 주민에게 물 공급이 온전하게 되돌려지지 않고 있는데도 정부가 또 불합리한 수자원 정책을 내놔 거센 주민저항을 불러오고 있다"며 "자연 훼손과 생명을 위협하는 댐 건설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리산권 시민환경단체는 건설 백지화를 위한 범 대책기구를 구성해 본격적인 반대 운동에 나설 계획으로 추진과정에서 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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