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4개월간의 복무를 마치고 21일 귀국한 영국의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28)가 “탈레반 반군을 직접 사살했다”고 말했다.
그는 “때로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빼앗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했지만 영국 언론은 그의 발언이 반영국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이날 귀국 직후 “헬기 맨 앞자리에 앉아서 계속 공격하는 일을 했다”며 아프간에서의 임무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4,500만파운드(758억원)짜리 아파치 헬기 조종사로 복무하면서 로켓 미사일 등을 직접 발사했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지상에 있는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었고, 그것은 그들을 공격하는 반군을 사살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필요할 때는 공격했지만 대부분은 방어적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가 사살한 반군이 정확히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가디언은 “그의 발언은 반영국 정서를 고조시킬 수 있지만, 왕자는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해리 왕자는 군 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국 공군 사격수인 해리 왕자는 동료들 사이에서 ‘웨일즈 대위’로 통한다. 아프간 남부 헬먼드주 군부대에서 선박 컨테이너를 개조한 숙소에서 공동생활을 했다. 그는 “세 명의 내가 있다”며 “첫째는 군대에서의 나, 둘째는 사적인 시간의 나, 그리고 왕실 일원으로서의 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할 때마다 서로 다른 나로 급히 전환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아파치 조종사로 아프간에 파병된 해리 왕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탈레반과 교전할 때 이를 지원하고, 부상병 이송 헬기들을 호위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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