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서 부자와 가난한 자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이를 설명하는 사회ㆍ경제학적인 분석틀이 자주 인용된다. '20:80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파레토의 법칙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 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이탈리아의 불평등을 연구하다 발견한 이 법칙은 많은 현상들에서 원인의 20%가 결과의 80%를 일으킨다는 이론이다. 인구의 20%가 전체 소득의 80%를 차지한다는 것으로도 설명되고, 각종 실증 연구조사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입증됐다.
▦익히 알려진 지니 계수 역시 이탈리아의 학자 코르라도 지니가 정립한 개념으로 계층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소득 분배를 그래프로 나타내 빈부 격차를 쉽게 보여준다.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도입한 마태효과(Matthew effect)라는 것도 있다. 마태복음 25장 29절의 '무릇 있는 자는 받아 충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구절을 빗대,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설명한다.
▦우리나라 소득격차도 간단치 않다. 지난해 3분기 상위 1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977만원으로 하위 10% 가구(84만7,000원)의 11.5배였다. 파레토 법칙이나 마태 효과를 충분히 입증하는 통계다. 최근 통계청이 가구가 아닌 1인당 소득으로 비교했더니 격차가 7.3배로 줄었다고 한다. 하위계층 가구의 구성원이 적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의도는 알 바 없으나, 하위계층은 빈곤으로 아이를 많이 낳지 못하는 데다, 결손 가정이 는 게 주요 요인이라니 뒷맛이 씁쓸하다.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 상무부 차관을 지낸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저서 에서 "시장은 양심이 없을뿐더러, 병들고 나이 들고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을 무시한다"고 했다. 미국의 7대 대통령인 앤드류 잭슨은 "법이 부자를 더욱 부유하게 만들고 강한 자가 더욱 강해지는 데 일조한다면 가난한 사회 구성원들은 정부에 대해 부당함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대목들이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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