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교민주당과 자유민주당 연정이 20일 니더작센주 지방선거에서 야당 연합과의 접전 끝에 패해 9월 총선에서 3선을 노리는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불안정해졌다.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으로 꾸려진 야당 연합은 득표율 46.3%를 기록해 45.9%에 그친 중도 우파 성향의 기민당과 자민당 연정에 근소한 차로 앞섰다. 이에 따라 137석 중 야당 연합은 69석, 기민당과 자민당 연정은 68석을 각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9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주목을 받았다. 기민당은 메르켈 총리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의 부진으로 인해 총선 이후 연정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이번 선거로 독일 연방 16개주 중에 중도 우파가 집권하는 주가 베를린 등 3개주로 줄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선거결과에 대해 “선거를 치르면서 롤러코스트 같은 감정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번 결과는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기민당과 자민당 연정은 2009년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4개주를 잃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이번 선거결과는 메르켈에게 악몽일 것”이라며 “9월 총선에서 메르켈은 예상보다 더 어려운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메르켈은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이번 선거결과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면 총선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어 스타인브룩크 사민당 대표는 이날 “9월 총선에서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며 “사민당은 총선에서 경제 공약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