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측근 3인방은 모두 떠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내각에서 ‘빅3’로 불리는 국무·국방·재무장관을 모두 교체하고 법무·보건·교육 등 7개 장관은 유임시켰다. 국내 부문은 집권 1기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되 외교·안보 등 대외정책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내각은 빅3 장관을 비롯해 친분 있는 인사를 대거 영입했지만 백악관 참모진은 선임고문 3명의 동반 사임 등 측근 정치의 색채를 덜어냈다. 국정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국무장관 및 국방장관에 각각 지명된 존 케리 상원의원과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은 현실적이고 협상을 중시하는 외교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두 사람은 북한 문제에도 유연한 편이라 장기적으로는 전향적인 대북 접근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케리와 헤이글의 인사청문회는 24일과 31일에 각각 열릴 예정이다. 재무장관에 발탁된 제이컵 루는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및 비서실장으로 오바마와 2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측근으로, 공화당을 상대로 예산삭감 및 부채상한 확대 협상을 3월 이전에 끝내기 위한 인선으로 평가된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 캐슬린 시벨리어스 보건장관, 안 덩컨 교육장관 등은 유임될 전망이다. 켄 살라사르 내무장관 등 5명은 유임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부분 사의를 밝혀 교체가 예상된다. 오바마는 백인 남성 위주의 내각 구성이라는 비판을 의식해 이들의 공석에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 출신이나 여성을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에서는 데이비드 액셀로드, 데이비드 플루프, 로버트 깁슨 등 선임고문 3명이 사임한다. 오바마와 가장 가까운 정치적 조언자들이자 2008년 및 2012년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이다. 오바마의 평생동지로 꼽히는 액셀로드는 시카고대에 정치학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2008년 대선 캠프 총괄책임자로 본업인 정치컨설턴트로 복귀하는 플루프는 “(대통령이) 새로운 목소리를 듣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역사학자인 마이클 베쉬로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아이젠하워, 레이건 등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측근 의존도를 낮추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효과는 엇갈렸다”고 지적했다.
NYT는 오바마가 워싱턴 정치에 충분히 동화된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필요할 때면 백악관을 떠난 측근들에게 계속 의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플루프와 깁슨 역시 또다른 측근 짐 메시나와 함께 최근 오바마를 지지하는 외곽조직을 출범시켜 변함없는 지원을 예고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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