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과 석 달 한 방서 지낸 남자… 왜?

인천의 한 40대 남성이 석 달 간 시신과 함께 한 방에서 지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숨진 동거인의 기초생활 보조비를 대신 받기 위해 사망 사실을 숨긴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21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3시30분쯤 인천 계양구 임학동 3층 다세대 주택 2층방에서 일용직 근로자 김모(6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서 악취가 심하다"는 집주인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을 때 김씨의 시신은 이불에 싸인 채 심하게 부패돼 있었다. 김씨와 함께 살던 조모(48ㆍ무직)씨는 경찰에서 "김씨가 지난해 10월21일 폐암과 식도암으로 숨졌다"고 진술했다. 동거인 김씨의 사망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살길이 막막해 함께 죽으려 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경찰은 그러나 조씨가 함께 살던 김씨가 숨지자 기초생활 보조비를 계속 지원받기위해 시신을 방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숨진 직후인 지난해 11~12월 두 달간의 기초생활비 87만원이 조씨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결과 조씨는 몸이 아픈 김씨를 대신해 은행에서 기초생활 보조비를 대신 인출해주며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조씨는 최근 계속된 한파에도 방에 난방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시신 부패를 지연시키려고 난방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