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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지스틱스, 택배비 인상 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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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지스틱스, 택배비 인상 시동 걸었다

입력
2013.01.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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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택배업계 2위업체인 현대로지스틱스가 업계 최초로 택배단가를 인상키로 했다. 과도한 가격 경쟁에 따라 택배기사들의 처우가 나빠지고 이에 따른 인력 이탈과 조직 붕괴가 심각해지자 결국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 업체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 택배업계 전체가 최대 위기상황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어 인상 움직임은 확산될 조짐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20일 택배 단가를 최소 500원 이상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택배 단가가 유류비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택배기사들과 협력업체들이 운영난과 생활고로 존폐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 단가 인상의 주된 이유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과당경쟁과 악화된 수익구조로 신규 인력충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운임 인상으로 택배기사와 대리점의 수익이 개선돼야 더 나은 택배서비스가 제공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지스틱스가 운임 인상을 들고 나온 만큼 다른 대형 택배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택배 단가 경쟁 때문에 택배업계 전체가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는 데 업계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업계는 온라인 쇼핑 활성화와 더불어 2000년 2억5,000만 상자에서 2012년 14억6,000만 상자로 물량이 480% 성장했다. 그러나 2005년부터 택배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과당경쟁이 벌어져 택배평균단가는 3,500원에서 2,460원으로 하락했고, 개인사업자로 택배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하는 택배기사들의 처우도 크게 악화했다. 하루 18시간 쉴 틈 없이 일하고도 손에 쥐는 돈은 월 150만~2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말 도서택배를 주로 담당해 왔던 이노지스의 부도로 물량이 더욱 늘어나고 잦은 폭설과 한파 등으로 근무조건이 더욱 열악해지자 일부 지역 택배 기사들이 대거 이탈, 배송 지연이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최근 동부택배가 과장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는 등 중소 택배업계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선두권 업체들도 택배기사들의 이탈로 지역 네트워크가 붕괴될 경우 자칫 택배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업은 네트워크 사업이어서 지역 기반이 붕괴하면 선두권 회사든 중소 회사든 끝난다”면서 “택배기사 처우를 조금이라도 개선해야 택배업계도 살고 온라인쇼핑 등 관련 업체들도 사는 만큼 단가 인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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