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성이 돋보였던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의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고함에 가까운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신년 음악회에서 박수갈채를 받으며 2013년 연주 일정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수 차례 무대인사 후 앙코르 곡으로 선보인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파랑돌'은 이례적으로 정 감독이 포디엄(지휘대)에 서기도 전에 연주가 시작됐다. 22일 환갑을 맞는 정 감독을 축하하기 위해 단원들이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연주 후 트롬본 부수석인 외국인 단원 제이슨 크리미가 한국말로 "마에스트로 정명훈 선생님의 귀 빠지신 날입니다. 게다가 환갑입니다. 만수무강하세요"라고 축하인사를 건네자 객석까지 환한 미소가 번졌다. 앙코르곡 연주 후 무대 상단 스크린에서는 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성시연 부지휘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축하 메시지가 상영됐고, 서울시향 연주에 맞춘 관객들의 생일 축하 노래도 연주회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협연자로 나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그 동안 베토벤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 완벽한 질량의 그의 음악을 너무 화려하게도 밋밋하게도 연주하지 않겠다"는 공언 대로 확실히 이전보다 무게감을 덜어낸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연 라이브는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 음반으로 4월 발매된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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