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임시국회 일정이 불투명하다. 여야는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정부조직 개편 등 현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했지만 쌍용차 국정조사에 대한 이견으로 의사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이번 주부터 상임위라도 가동해 민생 현안을 다듬을 예정이지만, 전체 일정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최종적 의미를 갖기 어렵다.
지금은 정부 인수ㆍ인계 작업이 한창이어서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아직 출범하지도 않은 새 정부에 기댈 수도 없다. 이런 사실상의 행정 공백이 빚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는 무엇보다 국회 정치기능의 정상 작동이 중요하다. 당장 정부 조직 개편과 부동산 시장에 숨통을 틔울 취득세 감면 연장 법안, 박 당선인이 공약한 지하경제 양성화 법안 등 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이 국회에 밀려들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가 대승적 타협과 결단을 서둘길 기대한다.
이런 기대와 달리 원만한 국회 운영의 최대 걸림돌인 쌍용차 국정조사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이는 너무 크다. 야당이 쌍용차 문제를 개별 기업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 노동시장의 상징적 문제라고 보는 반면, 여당은 개별 기업의 노사문제에 국회가 개입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거의 타협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를 참고하면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말고도 여야 갈등의 불씨가 될 만한 사안이 적잖아 여야의 진정한 소통은 더욱 긴요하다. 당장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의 자질 논란과 지명 절차의 헌법위반 논란도 쉽사리 풀리기 어렵다. 야당이 이 후보의 지명에 박 당선인의 뜻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어, 여당이 일방적 감싸기로 이 후보를 지켜내더라도 새 정부의 총리 후보를 시작으로 줄지을 인사청문회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기 십상이다.
다만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에서 합리적 의정 활동에 대한 야당의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 정상화의 관건은 여당이 최소한의 명분을 줄 수 있느냐에 달린 셈이다. 결국 여당의 결단이 선결과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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