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주니어 테니스가 호주 오픈에서 순항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주니어 부문에서만 6명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중 4명이 1회전을 통과해 32강에 안착했다.
청각장애 3급인 이덕희(15ㆍ제천동중)를 선두로 정현(17ㆍ삼일공고), 김영석(18ㆍ마포고), 강구건(17ㆍ안동고)이 그 주인공이다.
이덕희는 특히 국내 최연소(14세8개월) 주니어 그랜드슬램 본선 승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랭킹 63위 이덕희는 19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2013 호주오픈 주니어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제이컵 그릴스(86위ㆍ호주)를 맞아 세트스코어 2-0(6-4 7-6)으로 물리치고 32강에 올랐다. 종전기록은 2011년 호주오픈 주니어 여자단식에 출전해 2회전에 오른 장수정(15세10개월)이다.
입 모양을 보고 의사소통을 해야 할 정도로 심한 장애를 안고 있는 이덕희는 예선을 거쳐 본선에 합류했다. 이덕희의 2회전 상대는 크리스티안 가린(칠레ㆍ10위)이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정현도 같은 날 제이크 델라니(주니어 257위ㆍ호주)를 경기시작 56분만에 2-0(6-1 6-2)으로 따돌리고 승전보를 울렸다. 정현의 주니어 랭킹은 7위로 아시아권에서 가장 높다. 6번시드를 받은 정현은 홍콩의 융 팍롱(82위)과 16강 진출을 다툰다. 정현과 이덕희는 이날 실책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현은 현재 삼성증권 윤용일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20일에는 김영석과 강구건이 합류했다. 김영석은 안톤 데시아트니크(주니어 46위ㆍ러시아)를 역시 2-0(6-2 6-1)으로 완파했고, 강구건도 엘리아스 이메르(주니어 5위ㆍ스웨덴)를 2-0(6-4 6-0)으로 돌려세웠다.
주니어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 재단 이사장은 "이들이야말로 한국테니스의 희망이다. 4강을 목표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내심 우승까지 욕심을 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선수의 호주오픈 주니어 남자단식 최고 성적은 1995년 이종민과 2005년 김선용의 준우승이다. 여자단식은 전미라의 1994년 윔블던 준우승이다. 전미라는 당시 마르티나 힝기스와 맞붙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