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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결혼하고 세 남자와 동거하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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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결혼하고 세 남자와 동거하는 아내

입력
2013.01.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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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29)씨는 어릴 적 부모님이 헤어진 뒤 줄곧 친척집을 전전해야 했다. 분식집에서 일하던 중 교복을 입고 찾아온 친구들을 보면서 산더미 같은 설거지 앞에서 펑펑 울기도 했단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열여섯 살 때였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낮에는 보험 설계사 일을 하면서 밤에는 활오징어를 팔며 대학까지 마쳤다.

그렇게 억척스럽게 살아온 세미씨는 4년 전 천생배필 이재덕(33)씨를 만났다. 결혼은 한 명과 했는데 쌍둥이 시동생에 아주버니까지 생겼다. 때론 징글징글하고 때론 애틋한 세 남자. 홀로 외롭게 자란 그였기에 삼형제를 흔쾌히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KBS 1TV가 21~25일 아침 7시 50분에 방송하는 '인간극장'은 방 두 개짜리 좁은 집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동거 이야기를 소개한다.

33년간 떨어진 적이 없다는 우애 좋은 쌍둥이 동생이라지만 결혼을 하고서도 한 지붕 아래 살게 될 줄 몰랐다. 게다가 엄연한 시골집을 두고도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시아주버니 이재헌(35)씨까지. 작은 집은 삼형제와 세미씨, 그리고 6개월 된 딸 고은이로 북적거린다. 부부와 아기는 안방에서, 시동생은 거실에서, 시아주버니까지 오는 날이면 거실은 발 디딜 틈도 없다. 아주버니는 재작년 어머니가 암 선고를 받자 직장을 그만두고 병상을 지켰다. 하지만 어머니는 3개월만에 돌아가셨고 병원비가 빚으로 남았다. 아주버니 관리도 세미씨의 몫이었다.

새해 들어 분식집을 시작하는 세미씨. 삼형제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아내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응원하는 남편은 그렇다 쳐도, 시동생은 적금을 종자돈으로 내놨고 아주버니는 분식집 조명을 책임지겠다고 나섰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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