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명의 대학생들을 학습상담업체 멘토로 고용한 뒤 임금과 업무용 휴대전화 요금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했던 학습상담업체 대표가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G학습상담업체 대표 권모(36)씨가 지난 14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 한 아파트 부근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 안에서 연탄불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권씨는 대학생 멘토와 중ㆍ고등학생들을 연결해 주는 학습상담업체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업무용 휴대전화를 학생들 명의로 개통해 놓고 약속한 전화요금과 기기 값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사기 등)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었다. 권씨는 대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을 개통하게 하고, 휴대전화 대리점으로부터 판매 보조금(리베이트)을 챙겨 달아난 혐의도 받아왔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4월 온라인상에 학습멘토링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를 개설한 뒤 600여명의 가입자를 모아 이들로 하여금 중ㆍ고교 입시생을 상대로 학습조언 등을 하도록 했다. 당시 가입자들은 대부분 서울대, 고려대 등 명문대 재학생들로 사이트에서 댓글 상담 업무를 하고 월 13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가입자들은 권씨가 최근 몇 달 동안 임금은 물론 영업용으로 개통한 휴대전화 사용료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이었다. 이 학습상담업체에 멘토로 가입한 뒤 1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학생은 무려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권씨가 숨지면서 피해자들은 고스란히 손해를 떠안아야 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권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학생들에 대한 구제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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