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상담 칼럼 ‘디어 애비’(Dear Abby)의 필자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칼럼니스트 폴린 프리드먼 필립스(필명 아비가일 반 버렌)가 오랜 알츠하이머 투병 끝에 1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4세.
1956년 시작된 그의 칼럼은 브라질에서 태국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1,000여 신문에 실리며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칼럼은 그가 나이를 먹으면서 내용이 변해갔다. 젊은 시절에는 이혼에 반대했지만 나중에는 이혼을 이해하게 됐다는 식이다. 그는 “결혼이 영원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남편 또는 아내가 배우자를 지속적으로 속이거나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헤어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필립스는 동성애자에게 호의적이었으며, 자신이 원하고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있으면 가정 주부도 직장을 갖는 게 좋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고 도와주는 능력과 유머 감각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고 밝힌 적도 있다.
2002년 숨진 쌍둥이 자매 에스더 프리드먼 레더러 역시 인생 상담 칼럼 ‘앤 랜더스’로 이름을 날렸다. 같이 인생 상담 칼럼을 쓴다는 경쟁의식 때문에 두 사람은 젊은 시절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가까워졌다.
필립스는 병세가 깊어지면서 칼럼 집필을 중단했으며 딸 진 필립스가 그를 이어 글을 쓰고 있다. 레더러의 딸 마고 하워드 역시 온라인 잡지 슬레이트에 인생 상담 칼럼을 쓰고 있다. 필립스와 레더러의 부모는 유대인 박해를 피해 1905년 러시아를 탈출, 미국에 정착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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