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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 해도 너무해" 각국, 日성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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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 해도 너무해" 각국, 日성토 나서

입력
2013.01.1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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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이웃나라 거지 만들기를 반복하고 있다."(매트 블런트 미국 자동차정책위원회(AAPC) 위원장)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노골적 엔화약세 정책에 세계 각국이 잇달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본을 신호탄으로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가치 절하를 유도하는 환율전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일본 새 정부의 통화완화 정책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세계 금융시장에 유동성 과잉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이라는 본래 업무를 넘어 경기부양에 동원되는 추세를 지적한 것이다.

러시아도 일본을 비판했다.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중앙은행 부총재는 16일 "과거 다른 국가들도 일본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지만 국제적 협조보다는 (시작한 나라가) 고립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엔저 덕분에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상황을 우려한다. AAPC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일본 환율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일본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보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가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1930년대 각국이 보호무역 조치의 일환으로 경쟁적으로 통화를 평가절하했던 때를 상기하며 "환율경쟁 때문에 대공황이 전세계로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유럽 미국 일본에 환율대전 전운이 조성되면서 자국 통화 절상 압박에 직면한 신흥국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뒤집어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ING그룹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 팀 콘돈은 17일 보고서에서 "아시아에서 발생할 통화전쟁에서 한국과 필리핀이 최전선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2.75%)과 필리핀(3.5%)의 기준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두 국가로 외국자본이 쏠리고 이는 자국 통화가치 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70엔대를 형성했던 달러당 엔화 가치가 최근 90엔을 넘보는 수준까지 급락했는데도 엔저 정책을 굽히지 않을 태세다. 아베 총리는 다음주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요구 하고 있다. 아베의 경제 멘토로 불리는 하마다 고이치(浜田宏一) 예일대 명예교수는 18일 "엔화 적정가치는 달러당 100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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