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의 회사 공금을 횡령한 전 원전 직원이 편의점에 위장 취업해 도피 행각을 벌이던 중, 횡령을 저지르다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18일 편의점에서 손님이 산 물품을 반품한 것처럼 조작해 현금을 빼돌린 혐의로 전 울진 원자력본부 직원 정모(4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4월부터 부산 사하구 한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담배 850만원, 문화상품권 60만원, 주류 30만원 등 1,020만원 상당의 물품을 팔면서 손님으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뒤, 전산 상으로는 물품이 반품된 것처럼 조작한 혐의다.
정씨는 2010년 7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울진 원자력본부 경영 지원처에서 용역, 조달 계약 업무 등을 맡으면서 16차례에 걸쳐 9억4,6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명 수배 중인 상태였다. 횡령한 돈을 모두 주식으로 잃은 정씨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8,000만원까지 모두 주식으로 잃자, 부산으로 도주해 가족과 연락도 끊은 채 수사망을 피해왔다. 부산에서 원룸을 얻어 혼자 살던 정씨는 편의점에서 오후9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일한 뒤 낮에는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주식 투자에 매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잇따라 물품 판매대금이 누락되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편의점 주인이 CCTV를 통해 횡령 사실을 확인,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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