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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버스 적자라더니… 대표들은 '연봉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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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버스 적자라더니… 대표들은 '연봉 잔치'

입력
2013.01.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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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버스업체 S운수의 대표 민모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16억7,499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2009년 5억3,333만원, 2010년 5억8,333만원, 2011년엔 5억5,833만원을 각각 받아 평균 연봉이 5억원을 훌쩍 넘었다.

이 기간 동안 서울시가 시내버스 업체의 적자보전금으로 지원한 금액은 2009년 2,900억원, 2010년 1,900억원, 2011년 2,224억원에 달한다. 준공영제가 도입된 2004년 이후 총 1조8,195억원이 적자보전금으로 지원되는 등 매년 2,000억원이 넘는 시민의 세금이 쏟아부어졌지만 이 가운데 적지 않은 금액이 적자 버스업체의 경영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서울의 66개 버스업체가 운영하는 366개 노선 가운데 흑자노선은 69개(19%)에 불과하다.

다른 버스 업체 대표들도 고액 연봉을 챙기는 것은 비슷했다. 17일 서울시의회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2009~2011년 시내버스 업체 대표이사 연봉 현황' 자료에 따르면 S상운, H여객, H운수, S교통, K교통 등 5개의 버스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조모씨는 2011년 한 해 동안 13억원이 넘는 연봉을 5개 회사로부터 받았다. 3곳에서 각각 3억원, 나머지 2곳에서 2억9,000만원, 1억3,000만원을 각각 챙겼다.

D자동차의 이모 대표(2억7,960만원), D교통의 김모 대표(2억4,300만원), G교통의 유모 대표(2억2,200만원)도 2011년 2억원이 넘는 고액연봉을 회사로부터 받았다. 이렇게 66개 버스업체 대표들에게 지급된 2011년 연봉총액은 137억원에 달했다.

버스 업체 대표들은 관리ㆍ정비직 직원들의 인건비와 각종 운영비를 줄인 뒤 이를 영업이익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신들의 급여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고액 연봉을 챙겼다.

서울시는 2004년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시내버스 업체의 운송수입금 부족액을지원하고 있다. 재정지원의 기준이 되는 표준운송원가에 따르면 업체 대표 등 임원급여는 버스 1대당 1일 2,906원을 반영하도록 했다. 이럴 경우 임원 연봉은 대략 1억2,000만원 수준이나 버스업체에서 다른 직원들의 인건비와 운영 관리비 등을 줄여 임원 연봉을 과다하게 책정한 것이다.

이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자 서울시는 2011년 연구 용역을 통해 임원인건비 12억원, 차량보험료 70억원, 일반경비 39억원 등 346억원을 줄인 운송원가를 지난해부터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여러 개의 계열사로 운영되는 버스 회사의 경우 1개 회사분의 고정비를 분할 지급해 여러 업체에서 동시에 거액의 연봉을 지급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17일 최근 버스업체에 대한 시의 과다 지원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올해 상반기 중 서울 시내버스의 '표준운송원가 검증 및 산정' 용역을 실시해 내년도 표준운송원가안을 다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2011년 실시된 용역은 10개 버스업체를 대상으로 운송 원가를 산정했으나 이번엔 66개 버스업체를 전수조사해 연료비, 타이어비, 인건비, 차량보험료, 복리후생비, 일반경비 등을 꼼꼼히 따져 과다 지원 등의 폐해를 막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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