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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한 달, 왔다갔다 하느라 일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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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한 달, 왔다갔다 하느라 일을 못해

입력
2013.01.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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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6개 중앙행정부처의 이전으로 본격적인 세종시 시대가 열린 지 한 달이 됐다. 하지만 그 동안의 운영 상황을 보면 낙제점을 면치 못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세종시로 옮긴 공무원들은 난관을 예상했지만 정도가 훨씬 심하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편의시설과 주거환경 등 최소한의 인프라 조차도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출퇴근부터가 전쟁을 방불케 한다. 5,000여명의 공무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서울이나 과천 등에서 통근하고 있지만 셔틀버스가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과 오송역을 오가는 KTX는 늘 만원이고, 역에서 청사까지 연결되는 교통편도 엉망이다. 주변에 식당이 없어 구내식당은 초만원이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인근 도로는 불법주차 차량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더 큰 문제는 업무의 비효율이다. 6개 부처 장ㆍ차관들이 대부분 서울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히 간부들도 서울과 세종시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재정부의 경우 지난 한 달 동안 서울 등지로 4,000건의 국내 출장을 갔다. 직원 1인 당 평균 네 번 꼴로 출장비만 3억 원이 넘는다. 서울에서 열리는 각종 회의와 보고가 전혀 줄어들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다. 시간 낭비와 돈 낭비로 인한 손실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행정 비효율과 기반시설 부족 등 세종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현 정부 탓이 크다. 이전을 둘러싼 갈등으로 공사가 지연된 데다 이전 계획이 확정된 뒤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사를 독려하지 않은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서울과 세종시를 연결한 차관 화상회의가 어제 처음 열렸지만 불필요한 대면회의나 보고를 가급적 축소토록 해야 한다. 특히 국회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는 등 국회 차원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출근하면 퇴근걱정, 퇴근하면 출근걱정을 해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열심히 일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소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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