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배후도시로 조성 중인 전남 순천시 신대배후단지 개발시행사인 순천에코밸리㈜가 조선대에 대학병원 용지로 무상양도하려던 신대배후단지 내 의료기관 부지를 공개 매각키로 했다.
그러나 순천에코밸리의 모 회사인 중흥건설 측이 조선대에 해당 의료기관 부지를 매입할 수 있도록 대학발전기금을 지정 기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특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에코밸리는 17일 신대배후단지 내 의료기관 부지 7만5,468㎡를 조선대에 무상양도하려던 방침을 철회하고 공개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순천에코밸리는 최근 전남도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순천시 등과 부지 매각 금액 등에 대해 협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하고 다음주 중으로 전국 44개 3차 의료기관을 상대로 해당 부지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매각 대금은 ㎡ 당 50만원 미만(감정가격)을 정해 37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에코밸리가 의료부지 공개 매각으로 돌아선 데는 광양경자청이 "순천에코밸리의 의료부지 무상양도 계획은 법과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순천에코밸리는 해당 의료기관 부지가 경제자유구역지정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적용 받기 때문에 부지를 국내 실수요자에게 처분(매각)할 경우 조성원가 또는 감정가격 이하로 매각해야 하는 데도 이를 무시하고 지난해 11월 말 조선대와 무상양도를 골자로 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에코밸리가 모 회사인 중흥건설이 신대지구에 분양 중인 아파트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순천에코밸리 관계자는 "해당 의료부지의 경우 무상양도는 법과 절차에 어긋난 데다 조선대에 대한 특혜 의혹까지 제기돼 이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공개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순천에코밸리의 의료부지 공개 매각 방침에도 불구하고 조선대에 대한 특혜 의혹 논란은 여전히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흥건설 측이 조선대에 신대배후단지의 의료기관 부지 매입비용으로 대학발전기금을 지정 기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선대 관계자는 "중흥건설 측이 대학 측에 기부금을 주면 대학 쪽에서는 그 돈으로 의료기관 부지를 매입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기부금 액수 등에 대해서는 대학 수뇌부 쪽에서 진행(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중흥건설 측이 실제 조선대에 대학발전기금을 의료기관 부지 매입용으로 지정해 기탁할 경우 조선대는 의료기관 부지를 거저 얻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중흥건설 측이 기를 쓰고 조선대에 병원 부지를 공짜로 주려고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선 "중흥건설이 의료기관 부지를 무상양도 후 조선대로부터 병원 신축 공사를 따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조선대 측은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흥건설 관계자는 "조선대와는 산학협력 교류 외에 특별히 (대학발전기금 기탁과 관련돼)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의료부지 매입을 위한 대학발전기금 지정 기탁에 대해 아직까지 공론화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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