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증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절반인 2,000만원으로 대폭 낮아진 데 이어 17일 장기저축성보험의 납입보험료가 2억원을 초과하는 즉시연금의 보험차익에도 과세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테크 시장도 고금리 상품에서 절세 상품 중심으로 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2억원 초과 장기저축성보험에 대한 소득세가 다음달 중순 이후 계약분부터 과세된다. 보험료가 2억원이고 연 이자가 4%라고 가정하면 받게 될 연 이자 800만원이 모두 비과세 대상이지만, 보험료가 3억원이면 연이자 1,200만원 전액에 대한 세금 185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2억원이 초과되더라도 매달 내는 월납식은 계약기간이 10년 이상이면 비과세 혜택이 종전처럼 유지된다. 따라서 상속형 즉시 연금은 다음달 중순 개정 세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가입을 마치는 것이 좋다. 벌써부터 보험사에는 즉시 연금 비과세 혜택의 막차를 타려는 가입자들 몰려들고 있다.
또 가족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는 미리 자금을 증여해서 명의를 나누는 것이 유리하다. 10년 단위로 배우자는 6억원, 성인 자녀 3,000만원(미성년자 1,500만원), 사위ㆍ며느리에게 5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형원 삼성 패밀리오피스 세무팀장은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도록 일인당 연간 금융소득을 2,000만원 밑으로 낮추기 위해서도 증여를 거쳐 가족들 명의로 금융상품을 분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기예금 등의 만기도 분산해서 특정 해에 이자를 한꺼번에 많이 받지 않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 월 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처럼 매달 이자가 나오는 상품으로 바꾸는 것이 예기치 않은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걱정할 만큼 부자가 아니더라도 자본소득에 과세하지 않는 주식형 펀드와 조만간 출시예정인 재형저축 등 세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재경 신한은행 PWM반포센터 팀장은 “재형저축은 총급여가 5,000만원 이하 근로자라면 가입이 가능하며 이자, 배당소득(연간 1,200만원 한도)이 비과세라 직장인의 목돈마련을 위한 최고의 금융상품”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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